현대미술과 미술시장/생활 밀착형 수집의 기술

취향 확장 - 사진에서 회화로, 작가 A에서 B로 넘어가기

o-happy-life 2025. 9. 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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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아침, 서재 책상에 A4 두 장을 펼친다. 왼쪽엔 내가 지금 사랑하는 사진 작가 A, 오른쪽엔 언젠가 들이고 싶은 회화 작가 B. 종이 위에 선을 긋는다. “매체-표면-스케일-리듬-색-문헌” 여섯 축. 작가 A의 사진은 무광 피그먼트 프린트, 40×30cm 소형, 느린 반복, 저채도의 두 톤, 최근 기관 그룹전 본문 수록.

 

오른쪽 칸에 작가 B를 적어 본다. 아크릴 on 캔버스, 100×80cm 중형, 규칙적 붓질, 두 톤, 개인전 도록 본문. 두 표 사이엔 아직 넓은 강이 흐른다.

 

나는 가운데에 ‘브리지(Bridge) 후보’를 적는다. “종이 위 아크릴(작가 A의 드로잉/페인팅), 사진 기반 회화(페인팅-포토), 두 톤 반복의 에디션 판화.” 순간 마음이 가벼워진다. 한 번에 건너뛰지 않아도 된다. 속성을 잇는 징검다리를 놓으면, 사진에서 회화로, A에서 B로 가는 길은 설명 가능한 여행이 된다.

취향 확장, 사진에서 회화로

 

오늘의 목표는 간단하다. “나는 왜 이쪽으로 움직이는가?”를 한 문장으로 만들고, 그 문장을 총액 일정으로 고정하는 것.

 

취향 확장 : 속성으로 서술, 브릿지-앵커 전략, 총액·속도의 균형

 

확장맵은 세 가지 규칙으로 작동한다. (A) 관찰 가능한 속성으로 서술, (B) 브리지-앵커 전략, (C) 총액·속도의 균형.

 

(A) 속성으로 서술


감정의 언어를 속성의 언어로 바꾼다. “차분함”은 무광/저채도/느린 반복, “물성”은 두께/결/스크래치/압출, “집친화적”은 소형/세로형/저조도로 치환한다. 사진→회화 이동은 특히 표면(무광↔반광), 스케일(소형↔중형), 리듬(세부 반복↔스트로크 반복)의 축에서 벌어진다. 확장맵은 이 축을 하나씩만 넓힌다. 예: (소형 유지) + (표면만 변화) → (표면+스케일 변화) 순.

 

(B) 브리지-앵커


앵커는 내가 이미 알고 사랑하는 구간(작가 A의 40×30 사진). 브리지는 A와 B를 잇는 속성 공유 지점이다.

 

예시 : A의 드로잉(무광·느린 반복) → 사진 기반 회화(두 톤·규칙) → B의 중형 회화. 브리지는 구매일 수도, 장기 대여/전시 관람/프리뷰 집중일 수도 있다. 목표는 반드시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눈의 취향을 바꾸는 것이다.

 

(C) 총액·속도


확장은 대개 비용 상승을 동반한다. 사진의 프레임 중심 총액에서, 회화의 운송·보험·문전 설치까지 포함한 총액으로. 그래서 항상 작품가 X + 프레임/장비 + 운송/보험 + (세금·서류) = 총액 Y로 말하고, 분기 예산 관점에서 검토한다. 브리지는 빠르게, 앵커 교체는 느리게 진행한다. 브리지 1, 2를 거쳐 앵커 1의 리듬이 지갑과 벽에 무리가 없다.

 

취향 확장 실전

 

아침 10시, 삼청의 사진 전시에서 시작한다. 벽 앞에서 전면-45도-라벨을 보고, 내 취향 선언문을 속으로 부른다. “무광·느린 반복·두 톤·소형.” 담당자에게 조용히 묻는다. “이 작가의 드로잉/페인팅도 있나요? 같은 리듬이 종이나 캔버스에서 어떻게 표현되는지 보고 싶습니다.” 그는 뒷방에서 소형 드로잉을 내온다.

 

종이 위 아크릴, 같은 두 톤, 선의 속도는 느리다. 폴더에 사진 3장을 저장하고, 파일명을 적는다. 브리지 1이 생겼다.

 

점심 뒤, 한남의 혼합 매체 전시. 사진을 재료로 쓰는 회화 앞에 선다. 멀리서 보면 색면이고, 가까이선 사진의 질감이 엷게 떠오른다. 나는 두 번째 브리지 후보로 체크한다. “사진 기반 회화, 60×50, 무광/반광 중간, 반복 규칙 유지.” 담당자와 네 문장을 주고받는다.

 

“표준 사양은?”, “기관/도록 본문?”, “에디션/원본 경계?”, “운송·보험 포함 총액?” 답을 듣고 보니 총액이 내 분기 예산 상한선 바로 아래. 폴더에 넣되, 메모의 첫 줄은 “하룻밤”.

 

해 질 무렵, 성수의 회화 전시. 오늘의 목적지는 작가 B. 100×80 중형, 두 톤, 규칙적 붓질. 표면은 반광이지만 지나치지 않다. 나는 스스로에게 다섯 문장을 던진다.

 

“왜 이 작업인가(브리지의 속성과 얼마나 겹치는가)? 표준 사양과 일치하는가? 문헌·기관 신호는 있는가? 집의 벽과 빛에서 숨 쉬는가? 총액은 상한선 안인가?” 대답이 네 개는 ‘예’, 하나는 ‘보류’. 보류는 운송. 문전 설치 견적을 받아야 한다. 담당자에게 메일을 남긴다. “문전 기준 총액 견적과 리드타임 부탁드립니다. 컨디션 리포트·포장 사양(크레이트 타입)도 함께요.”

 

집으로 돌아와, 테이블에 오늘의 세 후보를 나란히 놓는다. 브리지 1(종이 위 아크릴 소형), 브리지 2(사진 기반 회화 중형), 앵커 후보 B(중형 회화 표준). 각 항목 옆에 두 줄을 붙인다. “왜 이 작업인가(속성 연결 문장)/총액 Y.” 그런 다음 A/B/C 순서를 써 본다.

 

다음 분기엔 브리지 1, 그다음 분기엔 브리지 2, 그리고 가을에 앵커 B. 사이사이에 프레임 데이와 조명 조정, 보험 평가 업데이트가 들어간다. 확장은 한 번의 큰 점프가 아니라 세 번의 작은 발 딛기라는 걸, 표가 보여 준다.

 

며칠 후, 우연히 대여 제안이 온다. “작가 B의 소형 캔버스를 한 달간 집에서 시범 설치해 보실래요?” 나는 고개를 끄덕인다. 확장에는 실험 구간이 필요하다. 대여 계약서의 조도(룩스)/온습도/보험 범위를 확인하고, 거실 조명을 3000K-CRI 90+로 바꾼다.

 

한 달이 지나자 나는 안다. “사진에서 사랑하던 느린 반복은 회화에서도 여전히 내 편이고, 반광 표면은 디머로 제어 가능하다.” 확장은 감정이 아니라 생활 적응으로 증명된다.

 

마지막으로 예산. 분기 예산을 재배열한다. 봄(브리지 1): 작품가+프레임 중심, 여름(프레임/조명 보강), 가을(앵커 B: 운송·보험 큰 비중), 겨울(결산·보험 평가 상향). 같은 돈이지만 순서가 바뀌자 마음이 덜 흔들린다. 빨리 사고 오래 후회하는 대신, 천천히 보고 빠르게 적응한다. 그 사이사이 하룻밤들이 결정을 단단하게 만든다.

 

주요 용어 및 추천 미션

 

주요 용어

  • 브리지(Bridge) 작품: 현재 취향(A)과 목표 취향(B)을 속성(표면·리듬·두 톤·스케일)으로 연결해 주는 중간 단계. 구매·대여·집중 관람 모두 포함.
  • 앵커(Anchor) 포지션: 내 컬렉션의 기준선이 되는 구간(작가·시리즈·사이즈). 확장 중에도 유지해 취향의 좌표를 잡아 준다.
  • 속성 매트릭스: 매체/표면/스케일/리듬/색/문헌 6축 표. 각 후보를 같은 행에 놓고 수평 비교하면 감정이 문장으로 정리된다.

추천 미션

  • 오늘의 세 문장: “나는 무광·느린 반복·두 톤을 좋아한다. 종이에서 캔버스로 표면만 먼저 바꾼다. 항상 총액으로 속도를 조절한다.”
  • 확장은 “브리지 2에서 앵커 1”의 리듬으로. 브리지는 분기마다, 앵커는 계절에 한 번. 
  • 파일명 규칙 작가_연도_크기_재료_시리즈와 폴더 스캔/대화/총액/문헌을 고정해 두세요. 다음 점프가 두 번 클릭으로 준비됩니다.

다음 회차 예고: “아트 바젤"의 특성과 아트 바젤 현장 실전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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