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일 아침, 서재 책상에 A4 두 장을 펼친다. 왼쪽엔 내가 지금 사랑하는 사진 작가 A, 오른쪽엔 언젠가 들이고 싶은 회화 작가 B. 종이 위에 선을 긋는다. “매체-표면-스케일-리듬-색-문헌” 여섯 축. 작가 A의 사진은 무광 피그먼트 프린트, 40×30cm 소형, 느린 반복, 저채도의 두 톤, 최근 기관 그룹전 본문 수록. 오른쪽 칸에 작가 B를 적어 본다. 아크릴 on 캔버스, 100×80cm 중형, 규칙적 붓질, 두 톤, 개인전 도록 본문. 두 표 사이엔 아직 넓은 강이 흐른다. 나는 가운데에 ‘브리지(Bridge) 후보’를 적는다. “종이 위 아크릴(작가 A의 드로잉/페인팅), 사진 기반 회화(페인팅-포토), 두 톤 반복의 에디션 판화.” 순간 마음이 가벼워진다. 한 번에 건너뛰지 않아도 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