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 프리뷰룸에 들어서면 작품마다 작은 라벨이 달려 있고, 그중 가장 눈에 띄는 정보가 ‘추정가(Estimate)’입니다. 낮은 값과 높은 값, 두 숫자가 범위로 나란히 적혀 있지요. 며칠 뒤 실제 경매가 시작되면 사회자가 부르며 가격이 움직이기 시작하는데, 막상 첫 호가(시작가)가 라벨의 낮은 추정가보다 낮게 시작되기도 하고, 반대로 거의 그 근처에서 곧장 출발하기도 합니다. 같은 작가, 비슷한 크기의 작품인데도 어떤 로트는 빠르게 경쟁이 붙고, 또 어떤 로트는 사회자가 몇 번을 권유해도 움직임이 더딥니다. 많은 애호가가 이 지점에서 고개를 갸웃합니다. “라벨에 써둔 가격 범위가 있는데, 왜 시작가는 그보다 낮거나 비슷하거나 제멋대로 같지?” 그 답은 추정가와 리저브(최저 판매가)의 역할을 이해하면 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