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온라인 뷰잉룸에서 마음이 덜컥 움직였다. 좋아하던 작가의 2000년대 중반 드로잉이 “프라이빗 세일”에 나와 있다. 가격은 최근 결과의 절반쯤. 화면을 넘기다 보니 라벨 사진이 어딘가 허전하다. 갤러리 스탬프 대신 모르는 프레임 숍 스티커, COA는 있지만 발행 주체가 애매하다.나는 노트에 네 단어를 적는다. 라벨, 문헌, 컨디션, 가격. 그리고 한 줄 더: “하룻밤 보류.” 위작을 피하는 기술은 천재적 감식안이 아니라 반복 가능한 생활 절차다. 신호를 모아 문장으로 확인하고, 문장을 문서로 남기는 일. 오늘은 그 절차를 생활 속으로 끌고 와 보자. 결과가 어떻게 되든 한 가지 약속만 지키면 된다. 어떤 물건도, 오늘 보는 것으로 오늘 결제하지 않는다. 출처, 물성, 가격·속도 위작 방어의 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