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을 걷다 보면 비슷한 이미지를 여러 장 만날 때가 있습니다. 한 점은 “Unique(유니크)”라 쓰여 있고, 다른 몇 점은 “1/50, 12/50…”처럼 분수 표기가 붙어 있지요. 어느 작품은 연필로 번호와 서명이 있고, 또 다른 작품은 뒷면(verso)에 스탬프와 라벨이 빼곡합니다. 조각에서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같은 브론즈 조각인데 바닥에 로마 숫자와 주조소(Foundry) 마크가 새겨져 있고, 일부는 “A.P.” “H.C.” 같은 기호가 따라옵니다. 처음엔 복잡해 보이지만, 이 표기들은 결국 희소성과 가격을 설명하는 언어입니다. 한 점뿐인 원본(Unique)과, 정해진 수량 안에서 제작·판매되는 에디션(Editioned work)의 차이를 이해하면 판화·사진·조각을 훨씬 편안하게 볼 수 있습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