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돌아와 막 구입한 작품을 걸어 보려는데, 거실 벽이 갑자기 작아 보일 때가 있습니다. 갤러리에서는 적당해 보였던 중형 캔버스가 소파 위에 올리니 의외로 작고, 반대로 전시장에선 거대해 보였던 대형 캔버스가 높은 천장과 넓은 벽 덕분에 균형을 이루고 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습니다. 공간의 비율과 시선 높이, 가구의 질감·색·스케일이 작품의 크기를 다르게 보이게 한 것이죠. 크기는 가격과도 연결됩니다. 같은 작가·같은 시리즈라도 크기에 따라 가격이 계단처럼 오르는데, 그 상승은 단순한 면적 비례가 아니라 제작 난도·운송·보존·수요층의 폭이 얽힌 결과입니다. 오늘은 ‘얼마나 큰(혹은 작은) 것이 내 공간·예산·생활에 맞는가’라는 질문을 중심으로, 크기와 가격을 읽는 감각을 정리해 보겠습니다.작품 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