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룸에서 작품을 가까이 들여다보면, 벽면 라벨에는 보이지 않던 표정들이 나타납니다. 유화 표면의 미세한 균열, 캔버스 가장자리의 마찰 흔적, 종이 작품의 은은한 변색 띠, 사진 인화의 구석에서 은빛으로 번쩍이는 미러링…. 직원에게 컨디션 리포트를 요청하자 “약한 크랙과 부분 리터치, 종이 가장자리에 마운팅 자국이 있다”는 설명이 이어집니다. 수치로 재기 어려운 이 미세한 차이가 실제 가격과 만족도를 좌우합니다. 어떤 결함은 시간의 자연스러운 흔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어떤 결함은 가치에 직접적인 감점이 되기도 합니다. 보존·수복의 기록이 투명하면 구매 판단은 단단해지고, 반대로 숨김과 모호함은 작은 금액 차이를 큰 후회로 바꿉니다. 오늘은 매체별 취약성과 수복·리터치의 의미를 서서히 풀어, 일반 애호가 ..